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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께 죄송한 라이프니츠 세미나 (2024) ‘되돌아감’으로서 반성, 통각, 그리고 이성성-라이프니츠 철학에서 통각(apperception)과 반성(reflection)의 의미를 중심으로   0. 서론라이프니츠 철학에서 통각(apperception)은 자기반성(self-reflection), 그에 따라 이성성(rationality)과 밀접하게 결부된다. 그런데 동시에, 라이프니츠는 통각을 의식(consciousness), 그리고 단순한 반성(reflection)과도 관련짓는다. 이에 더하여, 그는 감각(sensation)적인 모나드로서 동물도 통각을 가진다고 서술하기도 한다. 이에 라이프니츠에게서 통각, 반성, 자기반성 개념, 그리고 종적으로 구별되는 개념의 측면에서 인간, 동물은 서로가 서로를 복잡하게 지시하며 실타래처럼 뒤엉켜 버리고 말았다. ..
...의 전신 (2021) 탐미주의와 사실주의의 빛이 교차하는 평원에서-‘침묵’의 입술을 틔우기. 마르그리트 뒤라스 >을 향한 수필, 2021.02.26  “내가 열중하는 건 표현이 가능할 때 말할 수 있는 것들과, 생각은 하면서도 말하지 않는 것들이에요.”라고, 뒤라스는 발음한다. 이때 ‘말한다’는 표현을 쓰지 않은 것은 이 문장이 뒤라스의 작품 세계를 ‘설명한다’는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서이다. 그녀의 작업은, 인터뷰 중인 순간에도, 마음이 당위로 여기는 것들을 조심스럽고, 섬세하게 읊어주는 일이다. 시각장애인이 점자를 훑어 읽듯이. 뒤라스의 말들은 설명이라기보다 오히려 ‘불러주기’, ‘받아쓰기’ 혹은 ‘일러주기’와 가깝다.  우리 삶은 하나의 강물이라고, 나는 가끔 불교식으로 생각해 보곤 했다. 나의 모든 일과와 몸짓, 언어..
아리스토텔레스 《정치학》 제6권 발제 (2022) *아리스토텔레스, 김재홍 역, 《정치학》, 길, 2017. 기반다분한 오해석 제6권 정치체제의 종류와 정치제도 – 민주정과 과두정제1장 각 정치체제의 고유한 조직 방식 탐구 – (1) 민주정앞서 우리는 정치체제에서 최고의 권위를 갖는 심의 기구와, 관직 기구, 사법 기구가 조직되는 여러 방식, 그리고 이러한 변형(diaphora)들은 각각 어떤 종류의 정치체제를 위한 것인지, 더하여 무엇으로부터 정치체제의 보존과 파괴가 일어나는지 살펴보았다.그런데 많은 종류의 민주정이 있는 것처럼 다른 정치체제에도 하위 분류가 많기 때문에, 다시금 구체적으로 각각의 정치체제에 고유하고 유익한 조직 방식을 검토해 보자. 이로부터 심의, 관직, 사법 기구를 조직하는 모든 조합이 만들어지며, 그 중 여러 조직 방식이 결부될 ..
... (2021) 침묵의 말을 하게 하라-  현상학적 시간의식을 바탕으로 한 영화 『멀홀랜드 드라이브』의 시간성 분석  1.     서론-      두 시간론의 대립과 이야기가 드러내는 시간성인간의 모든 경험은 시간적이다. 그런데 아우구스티누스의 말처럼, 우리는 시간을 알면서도 명확히 설명하지 못한다. 시간 존재론을 양분한다면 객체로서의 시간이 객관적 세계의 양상인가 혹은 시간의식에서 출발하여 상호주관적으로 구성된 것인가라는 두 물음이 첨예하게 대립할 것이다. 여기에서 다시 과거, 현재, 미래는 각각 관점 독립적 속성인지 관점 상대적 속성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이때 이 물음은 결국 ‘현재론’에 대한 탐구로 수렴되는데, 과거-현재-미래의 구분 즉 시간의 흐름을 전제하지 않는 영원론이 아니라면 과거나 미래를 만드는 것..
아리스토텔레스 《정치학》 제7, 8권 요약 (2022) *아리스토텔레스, 김재홍 역, 《정치학》, 길, 2017. 기반다분한 오해석 제7권 교육과 최선의 정치체제제1장 행복최선의 정치체제에 대해서 탐구하려면 필연적으로 어떤 삶이 가장 바람직한 삶인지 규정해야만 한다. 최선의 정치체제 아래 살아가는 사람들이 최선의 삶을 영위하는 것이 적절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1) 모든 개인들에게 가장 바람직한 삶이 무엇인지, (2) 공동으로 가장 바람직한 삶이 각 개인에게 가장 바람직한 삶과 동일한 것인지, 혹은 다른 것인지 탐구해야만 한다.우선 외적인 좋음, 신체 안에 있는 좋음, 영혼 안에 있는 좋음이라는 세 가지 부류의 좋음들은 모두 축복받은 자들(makariois)에게 속해야만 한다는 것은 거의 모든 사람들이 동의할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 양과 상대적..
아렌트, 『인간의 조건』 6-10절 발제 (2024) 한나 아렌트, 『인간의 조건』 6-10절 발제: 사적 영역과 공적 영역의 상호적인 와해, 즉 사회의 발생 그리고 선(善)과 사색적 삶의 행방  “그러므로 영혼의 힘과 자율성이 보장되었다. 진실을 희생해서 보장받은 것이므로, 다른 사람들과 공유된 실재가 아니었기 때문에, 진실이 의미를 전부 상실한다는 점을 필히 인정해야 했다.”『라헬 파른하겐: 유대인 여성의 일기』(35), 브루엘(2006, 55)에서 재인용. 강조는 필자.  *예비적 주의: 아래 내용들은 기본적으로 단순 요약이 아닌, 아렌트의 구절들에 대한 개인적인 해석도 함께 들어가 있습니다. 창조적 오독에 주의해 주세요.  §6. 사회의 발생아렌트는 사회의 출현이 곧 가사 활동의 문제와 형태들이 가정의 ‘어두운 곳’에서 공론 영역의 ‘밝은 곳’으로 ..
피히테, 『자연법의 토대』 2장 6절 번역 및 발제 (2023) §6 Fifth theorem §6 다섯 번째 정리 The person cannot ascribe a body to himself without positing it as standing under the influence of a person outside him, and without thereby further determining it 그 개인(Die Person)은 신체를 그 외부의 한 개인의 영향 아래 서 있는 것(stehend)으로 정립하지 않고는, 그리고 그럼으로써 그것을[신체를] 보다(weiter) 규정하지 않고는, 어떠한 신체도 자신에게 귀속시킬(zuschreiben) 수 없다  Proof 증명 (I) According to our second theorem, the person can..
피히테, 『자연법의 토대』 2장 5절 번역 (2023) Second main division 두 번째 장 Deduction of the applicability of the concept of right 법 개념(Rechtsbegriff)의 적용 가능성(Anwendbarkeit) 연역  §5 Fourth theorem §5 넷째 정리The rational being cannot posit itself as an individual that has efficacy without ascribing to itself, and thereby determining, a material body 이성적 존재자는 자신에게 물질적인 신체를 귀속, 그럼으로써 규정하지 않고서는 자신을 작용적인[활동적인 wirksames] 개인으로 정립할 수 없다  Proof 증명 Acc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