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네, 《꽃피는 노트르담》
(말하면서 꿈꾸는 사람, 눈앞에 있는 나를 관통하거나 우회하여 어딘가 먼, 장소 없는 장소와 맞닿아가는 사람을 나는 사랑한다. 적확하게는, 사랑할 수밖에 없게 이끌려 간다. 그는 아폴론의 신탁을 향하여 품을 열어젖혀 눈먼 예언자, 가끔 얼굴을 찡그리곤 지상으로 스러진 말들을 엮을 때는, 촛농이 흐르는 손으로 잠자코 밤의 능선을 건너가는 순례자. 그리고 모든 작가들은, 모든 사람들이 대상의 현존을 위하여 초월적 객관의 들뜬 속삭임과 비밀스럽게 입술을 얽듯이(이러한 물자체, 초월, 종교성은 정말 수수께끼이다), 그들 문장 너머의 무엇인가와 관계한다. 그리고 주네가 황홀경 속에서 몸을 섞는 그것은 이 한 문장 속에 집약될 수 있겠다. '그는 (...) 허옇고 길쭉한 촌충들이 고리처럼 구불구불 감아오른 반파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