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유원지의 노을을 닮은 헤픈 얼굴
창틀 거미줄에서 허덕이는 어린 나비를 불태우고
목젖에는 피아노 불협화음이 걸려 있지
발이 땅에 닿지 않는 나무 의자에 앉아
금욕적인 신부를 유혹할 계획을 세우는 부랑아
오빠, 흰 벽에 걸어 둔 안개꽃이 다 말랐지만
약속은 너무 많고 부르튼 입술이니까 조용히⋯
(성년식은 꿈의 목이 부러지는 밤의 해변에서.)
모든 찻잔이 천천히 중심을 잃고 있다
당신은 축제를 훔쳐보는 비 내린 숲이었는데,
더블 초콜릿칩 쿠키처럼 실종되기 쉬우니까
조심해, 새들은 침울한 풍향계를 흔들고 날아가지
우리의 밀월은 캐노피 속 열대를 들춰낼 테니
백열등 밑에서 맞담배를 피우고 게임을 하자
안개 낀 색소폰이 다정한 반음계로 떨어지면
숨을 참아, 날 사랑할 준비를 하는 게 좋아